스타트업

창업의 그늘: 퇴직 후 실패한 창업자들의 이야기 (배낀글)

Nj 2025. 3. 25.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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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직장동료 셋이서 나와 사업할 거예요. IR 덱 리뷰 좀 해주실래요?'" 15년차 IT 업계 종사자 P(42)씨의 말이다. 대기업에서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는 후배가 갑작스럽게 창업 이야기를 꺼냈을 때, P씨는 의아했다. "3대 컨설팅 회사에 다니고 있으니 연봉도 괜찮을 텐데 이 친구가 무슨 바람이 든 걸까 싶었죠."

P씨는 후배가 보낸 사업계획서를 열어보았다. 중간 부분부터 살펴보던 그는 시장 규모 분석 부분에서 심각한 결함을 발견했다. "그 순간 '안 돼, 너 퇴사하지 마'라는 말이 절로 나왔어요. 경험상 이런 계획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거든요."

창업 신화와 냉혹한 현실


소셜미디어에서는 젊은 나이에 회사를 뛰쳐나와 자신만의 사업으로 성공한 이들의 이야기가 넘쳐난다. 특히 요즘같이 비트코인, 테슬라 등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도 여유 있게 대응하는 이들은 대부분 일찍 창업에 뛰어든 사람들이다. 물론 부모님의 사업체를 물려받은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자수성가한 창업가로 비춰진다.

하지만 이런 성공 사례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벤처캐피털 전문가 K(38)씨는 "SNS에서 보이는 성공한 창업가들은 정말로 희박한 확률을 뚫고 모종의 이유로 살아남은 극소수"라고 강조한다. "마치 복권 당첨자만 보고 복권이 좋은 투자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은 오류입니다."

통계로 보는 창업의 현실


정확한 통계자료는 부족하지만, 여러 연구에 따르면 직장을 퇴사하고 창업한 사람들의 10년간 평균소득과 직장을 10년간 다닌 사람들의 평균소득을 비교하면 후자가 전자에 비해 3~4배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자료에 따르면, 신생 기업의 5년 생존율은 약 30% 수준에 그친다. 즉, 창업한 10개 기업 중 7개는 5년 내에 문을 닫는다는 의미다. 10년으로 기간을 늘리면 생존율은 더욱 낮아진다.

"대부분은 망합니다. 이건 확실한 통계가 뒷받침하고 있어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에서 일하는 L(35)씨의 말이다. "성공 사례만 언론에 노출되다 보니 창업이 쉬운 길처럼 비춰지지만, 실상은 매우 험난한 여정입니다."


뛰어난 인재들의 실패 스토리


대학을 갓 졸업하거나 중퇴한 젊은이들의 창업이 아니라, 어느 정도 경력을 쌓은 후 창업을 위해 퇴사하는 사람들은 대개 나름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 머리가 좋고, 학벌이 좋으며,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자신만의 좋은 아이템이 있다고 믿으며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새장' 밖으로 나온다.

스타트업 멘토로 활동 중인 C(45)씨는 "내가 스타트업 네트워킹하며 만난 창업자들 중 머리, 학벌, 노력이 부족한 사람은 없었다"고 말한다. "모두가 인생을 걸고 고심하며 시작했기 때문에 시덥잖은 아이템으로 밤을 새울 리가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실패합니다."

실패의 다양한 원인


창업 실패의 원인은 다양하다. 시장 분석 오류, 자금 부족, 팀 내 갈등, 경쟁 심화, 규제 문제 등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졌더라도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이겨내기는 어렵습니다," 벤처투자사 대표 K(50)씨의 설명이다. "특히 초기 창업자들은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지나치게 애착을 갖는 경향이 있어요. 시장이 원하지 않는데도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만 고집하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안정적인 직장에서의 경험이 창업 환경에서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대기업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풍부한 자원과 체계적인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어, 모든 것을 처음부터 구축해야 하는 스타트업 환경에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창업 전 고려해야 할 것들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전문가들은 몇 가지 조언을 건넨다. 먼저, 충분한 시장 조사와 검증이 필요하다. 자신이 해결하려는 문제가 정말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인지,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인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둘째, 재정적 준비가 중요하다. 최소 2~3년은 수익 없이 버틸 수 있는 자금 계획이 필요하다. 창업 초기에는 예상보다 수익 창출이 늦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셋째, 팀 구성에 신중해야 한다. 단순히 친한 동료들과의 창업은 위험할 수 있다. 각자의 역할과 책임, 그리고 회사의 비전에 대한 공유가 명확해야 한다.

"창업은 로맨스가 아닙니다. 냉철한 판단과 준비가 필요한 도전입니다," 스타트업 생태계 연구자 J(40)씨의 말이다. "실패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철저한 준비 후에 시작하세요."

창업 실패 후의 삶


창업에 실패한 후의 삶도 쉽지 않다. 다시 취업 시장으로 돌아가려 해도 공백 기간이 있거나 나이가 많아져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또한 창업 과정에서 발생한 부채나 심리적 상처도 큰 부담이 된다.

"창업 실패 후 재취업에 성공한 사례들을 보면, 대부분 자신의 실패를 솔직히 인정하고 그 과정에서 배운 점을 강조하는 사람들입니다," 헤드헌터 L(37)씨의 설명이다. "창업 경험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그 과정에서의 성장과 학습을 잘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타트업 생존의 세 가지 열쇠: 운, 실행력, 시장 규모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생존과 몰락을 가르는 핵심 요소들을 분석해보면, 세 가지 결정적 요인이 두드러진다. 첫째는 ''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다. 공동 창업자와의 심각한 갈등, 대기업의 유사 제품 출시, 회사 내부의 예상치 못한 스캔들, 또는 문제가 많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등 창업자의 통제 범위를 벗어난 사건들이 스타트업의 운명을 순식간에 바꿔놓는다. 이러한 우발적 사건들은 아무리 뛰어난 비즈니스 모델과 팀을 갖추고 있더라도 회사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하다. 특히 초기 단계에서는 이런 외부 충격에 대한 방어막이 취약하여 한 번의 불운한 사건이 전체 사업의 존폐를 좌우하기도 한다.

두 번째 핵심 요소는 '실행력'으로, 이는 기회를 포착하고 신속하게 행동으로 옮기는 능력이다. 모든 조건이 유리하고 충분한 자금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사결정이 지나치게 신중하거나 느린 스타트업들은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실행 속도가 너무 빨라 자금을 과도하게 소진하는 경우도 실패의 원인이 된다. 이 미묘한 균형을 찾지 못하는 창업팀은 결국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렵다. 적절한 실행 속도와 자원 관리의 균형은 스타트업 성공의 필수 요소로, 너무 느리거나 너무 빠른 실행 모두 위험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아마도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시장 규모'다. 2025년 현재, 국내 시장은 인구 감소와 소비력 약화로 인해 향후 5년간 지속적인 하락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신생 스타트업들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고 후속 투자를 유치하기란 매우 어려운 과제다. 과거 요기요, 당근마켓, 배달의민족, 야놀자, 쿠팡과 같은 대형 성공 사례는 더 이상 쉽게 나타나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기술과 제품에 더 이상 국경이라는 장벽이 의미를 갖지 못하는 시대에, ChatGPT나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서비스들이 이미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신생 스타트업이 경쟁력을 갖추기란 쉽지 않은 도전이다. 어느 분야, 어느 업종을 살펴봐도 충분한 시장 규모와 성장 가능성을 찾기 어려운 현실은 오늘날 스타트업들이 직면한 가장 큰 난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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