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의 힘: 냉소의 바다에서 빛나는 등대가 되는 여정
어느 흐린 가을날, 커피숍 창가에 앉아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무표정한 얼굴들, 바쁜 걸음걸이, 스마트폰에 파묻힌 시선들. 문득 옆 테이블에 앉은 노부부가 눈에 들어왔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노부부였지만, 할머니의 웃음소리가 커피숍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 웃음은 마치 흐린 날씨를 뚫고 들어온 한 줄기 햇살 같았다.
"저 할머니는 관상이 좋아서 저렇게 행복한 걸까, 아니면 행복해서 관상이 좋아진 걸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오랫동안 관상과 사주에 관심이 많았다. 사람의 얼굴에 운명이 새겨져 있다는 동양의 오래된 지혜가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면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을 떠올려보니, 정해진 운명의 틀을 깨고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바로 '심상(心相)'이 아름다웠다는 것.

대학 시절, 나와 함께 공부했던 민수를 기억한다. 민수는 소위 말하는 '관상'이 그리 좋지 않았다. 첫 만남에서 사람들은 그를 차갑고 어두운 인상으로 기억했다. 하지만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누구보다 따뜻하고 밝은 에너지가 느껴졌다. 그는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랐지만, 항상 "지금 이 순간이 최고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취업 시즌, 모두가 불안에 떨 때도 민수는 "안 되면 다른 길이 열리겠지"라며 여유를 잃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은 그의 낙천적인 태도를 보며 "현실을 모르는 것 아니냐"고 수군거렸다. 하지만 놀랍게도 민수는 원하던 회사에 합격했고, 지금은 그 회사의 핵심 인재가 되었다. 면접관들이 그의 긍정적인 에너지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민수의 사례는 내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관상이나 사주가 말하는 '타고난 운명'보다, 자신의 마음을 어떻게 가꾸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만난 팀장님도 잊을 수 없다. 50대 중반의 그녀는 회사에서 '웃음 바이러스'로 불렸다. 우리 팀은 항상 가장 어렵고 급한 프로젝트를 맡았지만, 팀장님은 늘 "이런 기회가 어디 있어요? 우리가 해내면 얼마나 멋질까요?"라며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한번은 큰 프로젝트가 거의 무산될 위기에 처했을 때였다. 모두가 패배감에 젖어 있을 때, 팀장님은 오히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에요. 우리가 이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죠"라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그 아이디어는 클라이언트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결국 프로젝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팀장님은 개인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경제적 위기에 처해 있었고, 자녀의 건강 문제로 매일 병원을 오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어떤 부정적인 감정도 직장에 가져오지 않았다. "내 문제로 다른 사람까지 우울하게 만들 필요는 없잖아요"라는 그녀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사실 나는 원래 꽤 냉소적인 사람이었다. 세상은 공정하지 않고, 노력한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관상이 좋은 사람, 타고난 배경이 좋은 사람이 더 쉽게 성공한다고 믿었다. 그래서 운명론에 기대어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니까" 하며 스스로를 제한했던 적이 많았다.
하지만 민수와 팀장님 같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 생각이 얼마나 좁았는지 깨달았다. 그들은 자신의 '심상'으로 운명을 새로 써나가고 있었다. 그들의 밝은 에너지는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되어 더 많은 기회와 인연을 만들어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복'을 짓는 방법이었다.
지난해 우연히 만난 사주 전문가는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당신의 사주는 굉장히 기복이 심합니다."
하지만 사주는 단지 출발점일 뿐이에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그의 말은 내가 오랫동안 관찰해온 것과 일치했다. 사주나 관상이 좋지 않다고 여겨지는 사람들 중에서도 놀라운 성취를 이루는 이들이 있었고, 반대로 '금수저'로 태어났지만 불행한 삶을 사는 이들도 있었다. 그 차이는 바로 '심상', 즉 마음의 상태에 있었다.
요즘 나는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스스로에게 묻는다.
"오늘 하루, 어떤 에너지로 살아갈 것인가?"
냉소적이기 쉬운 환경에서도 좋은 에너지를 내는 사람이 되는 것은 쉽지 않다. 뉴스는 부정적인 소식으로 가득하고, SNS는 비교와 시기를 부추긴다. 직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하고, 사회는 점점 더 각박해지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밝은 빛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어둠 속에서 등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등대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내 안의 빛을 밝혀야 한다.
민수와 팀장님처럼, 나도 이제 내 운명의 주인공이 되기로 했다. 관상이나 사주가 말하는 한계에 갇히지 않고, 매 순간 긍정의 에너지를 선택하기로. 그것이 인생의 외연을 확장시키고, 안 될 것 같은 일도 결국 되게 만드는 힘을 가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얼마 전,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했을 때였다. 어머니의 오래된 친구분을 만났는데, 그분은 80이 넘은 나이에도 마을 봉사활동을 하고 계셨다. 주름진 얼굴이지만 그 눈빛은 20대보다 더 반짝였다.
"할머니는 어떻게 그렇게 항상 밝은 마음을 유지하세요?" 내가 물었다.
할머니는 잠시 생각하더니 이렇게 대답하셨다.
내가 웃으면 세상도 나에게 웃어주더라고.
그게 내가 알게 된 가장 큰 비밀이야.
단순하지만 깊은 그 말이 내 가슴에 새겨졌다. 결국 우리가 세상에 내보내는 에너지가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진리. 관상이나 사주가 말하는 운명보다 더 강력한 힘이 바로 우리의 마음, '심상'에 있다는 것을.
이제 나는 매일 아침 작은 실천을 한다. 출근길에 만나는 경비아저씨에게 밝게 인사하기, 엘리베이터에서 낯선 사람과도 눈 마주치며 미소 짓기, 회의 시작 전 동료들에게 작은 칭찬 한마디 건네기.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 작은 행동들이 모여 내 삶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고 느낀다.
냉소적인 말을 하려다가도 "이게 정말 필요한 말일까?"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불평하고 싶을 때도 "이 상황에서 배울 점은 무엇일까?" 하고 관점을 바꿔본다.
물론 매일매일이 쉽지는 않다. 때로는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일 때도 있고, 세상이 불공정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민수와 팀장님, 그리고 80대 할머니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들처럼 나도 내 운명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관상과 사주에 대한 관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그것들은 흥미로운 지혜의 체계다. 하지만 이제 나는 그것들을 절대적인 진리가 아닌, 참고할 만한 지도 정도로 여긴다. 진짜 중요한 것은 그 지도를 들고 어떤 마음으로 여행을 하느냐는 것이니까.
냉소적이기 쉬운 이 시대에, 좋은 에너지를 내는 사람이 되는 것은 어쩌면 가장 혁명적인 행동일지도 모른다. 그것은 단순히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는 가벼운 자기계발서의 문구가 아니라, 자신의 운명을 적극적으로 창조해나가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그리고 그 여정은 오늘도, 지금 이 순간의 선택에서 시작된다.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지 하트의 72 연필: 수학과 예술의 아름다운 조화 (4) | 2025.04.14 |
---|---|
삶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세 가지 근육: 계획, 임기응변, 이터레이션 (0) | 2025.04.14 |
참존화장품 경영철학 "주가 쓰시겠다 하라" (0) | 2025.04.13 |
자영업·현장형 직업에 숨겨진 고수익 가능성 (0) | 2025.04.13 |
인생의 여정과 성공에 대한 이야기 (2) | 2025.04.12 |